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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사우디에서 44만명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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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Taha Elahi on Pexels.com

영국, 미국, 캐나다 등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정부가 발 빠르게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많은 지원을 해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백신 생산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도 연내 접종에 나서면서 국민적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4만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고, 한 건의 부작용도 없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기사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1단계 캠페인에 돌입했으며, 백신 접종에 나선 첫 번째 아랍 국가다. 현재까지 사우디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44만명 중 한 건의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골자다.

네이버 검색 화면 갈무리

그러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벌써 44만명이 접종을 마쳤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들은 중동지역 뉴스 방송사인 ‘알아라비아’의 기사를 참고했다고 썼다. ‘알아라비아’ 홈페이지에서 해당 기사를 찾아보니,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 부작용이 없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의 공식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모두 건강하며,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백신을 맞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며, “백신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기사에는 44만명이 접종을 완료했다는 내용은 없다. ‘44만명’이 등장하는 기사는 영어로 발행되는 사우디 일간지인 ‘아랍뉴스’의 <COVID-19 vaccination centers to open soon in parts of Saudi Arabia(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 곧 사우디 일부 지역에서 개장)>기사다. 

아랍뉴스 기사 갈무리

기사는 “곧 사우디 서부 지역과 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백신 센터가 열릴 예정”이라며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4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Sehaty 앱(사우디의 백신 접종 신청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신청했다(More than 440,000 people have signed up through the Sehaty app to receive the corona virus vaccine, according to the ministry)”고 설명한다. ‘44만’이라는 숫자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숫자가 아닌, 백신 접종을 위해 신청한 사람의 숫자인 것이다. 

사우디 보건부 공식 트위터 갈무리. Sehaty 앱을 통해 백신 접종을 신청한 이들이 50만 명을 넘어섰다는 내용.

사우디 보건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앱을 통해 백신 접종을 신청한 사람들의 수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기사가 나온 당시 44만명이던 신청자는 24일 오전 2시 기준으로 5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그런데 이 숫자를 한국 언론들이 ‘접종자’ 숫자로 잘못 해석한 것이다. ‘sign up(신청하다)’이라고 정확하게 명시된 문장을 잘못 해석한 것도 믿기 어렵지만, 다른 언론사들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쓴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 ‘아워 월드 인 데이터’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12월 24일 현재 미국 101만명, 중국 100만명, 영국 50만명, 러시아 20만명, 이스라엘 7만1876명, 캐나다 2만6222명이 접종을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접종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2020년 12월 24일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캐나다 순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출처: our world in data

문제는 이런 내용이 국민적인 공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백신을 발 빠르게 확보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필요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방역을 방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민적 피로가 극에 달한 시점에서, ‘팬데믹’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가짜뉴스의 확산으로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인 ‘인포데믹’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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